우크라이나 선교

113명의 용사

관리자 0 2,582 2019.03.12 09:26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머리에 있는 보배로운 기름이 수염 곧 아론의 수염에 흘러서 그의 옷깃까지 내림 같고 헐몬의 이슬이 시온의 산들에 내림 같도다. 거기서 여호와께서 복을 명령하셨나니 곧 영생이로다.”(시 133)

목마른 선교사에게 단기 선교팀이 온다는 소식은 냉수와 같은 좋은 소식이다. 단기 선교가 확정되면 외로움에서 벗어나 열심히 손님 맞을 준비를 한다. 그들이 선교지에 오기까지 생업과 일상을 어렵게 조정했고 또 물질과 시간의 헌신을 알기에 선교사는 항상 단기 선교팀을 귀히 여긴다.

소풍날을 기다리는 초등학생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동료들에게 기도까지 부탁했던 113명의 단기 선교팀이 있었다. 한국에 방문했을 때 우크라이나와 아직 선교 협력이 없었던 서울 광염교회 청년부 교역자로부터 전화가 와 우리에게 청년 단기 선교의 협력이 가능한지 물었다. 알고 보니 그 청년부가 속한 교회는 신학교 동기인 조 목사님이 섬기는 교회였다.

조 목사님은 신학교 졸업 후 교회 개척을 하셨고, 나는 선교사로 파송 받았다.. 그래서 졸업 후 전혀 만날 길이 없었는데 단기 선교 건으로 20년 만에 조 목사님을 만날 수 있어 기뻤다.
 
청년 단기 선교팀이 도착하기 한 달 전, 담당 목사님의 사전 방문을 통해 꼼꼼하게 챙기는 리더십을 볼 수 있었다. 덕분에 이 선교팀은 도착부터 미리 준비된 프로그램대로 잘 진행되었고, 청년들은 모두 훈련된 군인같이 교역자와 각 리더를 중심으로 모든 일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또한 선교사의 부탁에 지체하지 않고 즉시 행동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113명의 청년들은 업무별로 조를 나누어 사역을 진행했다. 공설 운동장 정리, 동네 놀이터 청소와 바닥 잡초 제거, 경로당과 유치원 페인팅하기, 역전 주변에서 전도 공연하기, 현지인 초청 복음 잔치, 교회 울타리의 벽돌 쌓기, 교회 내 성경 벽화 그리기, 교통 표시판 달기, 교회 내 놀이터 설치하기, 역 중앙 벽에 디지털시계 달기, 불우 이웃 300가정에게 생필품 나누어 주기 그리고 동네 중앙 도로 청소하기 등 22만 명 거주의 동네를 새마을로 만들어 놓았다.

청년들 중 군 복무를 마친 예비군 조가 있었다. 그들은 특별히 힘들고 어려운 일을 도맡아 하는 조였다. 그래서 옆 동네 형제 교회로 이동하여 울타리의 벽돌쌓기를 하였다. 우리들이 한 주간 내내 끙끙거리며 쌓다 중단했던 일을 이른 새벽부터 시작하여 하루 만에 모두 완성하는 능력(^^)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그들 중에 미술 전공자들이 여럿이 있어 교회 내 성경 벽화를 그릴 수 있었다. 첫 시작은 모호했으나 완성되어 갈수록 담장엔 ‘천지창조’ ‘노아의 방주’ ‘예수님의 탄생’ ‘십자가를 진 예수님’ ‘부활’ 등의 벽화가 만들어졌다.. 청년들의 작품은 25미터에 걸쳐 펼쳐진 그림이었다. 펼쳐진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성경 전체를 상상할 수 있어 마을 주민들의 눈길을 충분히 끌었다.

역 주변 전도 공연이 끝난 뒤, 시장님이 인사말을 통해 한국 청년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동네 주민들이 교회와 한국에 대한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여름에 뙤약볕 아래서 청년들이 너무 고생하니 팔짱을 낀 채 구경만 하던 동네 주민들과 공무원들도 안쓰러웠던지 청년들을 돕기 시작했다.

113명의 단기 선교팀은 복음과 사랑이라는 씨앗을 우리 동네에 심었고 또한 선교사에게 사역의 날개를 달아 주고 떠났다. 그들과 함께했던 우리는 한 주간 행복하고 신이 났다. 그 교회는 장년 단기 선교팀을 곧바로 파송하여 청년들이 사역하고 떠났던 빈자리를 마무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들을 보내고 나서 왁자지껄 분주했던 잔상을 머금고 동네를 쭉 돌아보니 깨끗하게 정돈된 한국 ‘새마을’이 연상되어 행복하고 기뻤다.

선교팀의 선한 영향력이 지속되는 동안 동네 정교회가 우리 교회를 쫓아내려고 연판장을 돌렸다. 그러나 대부분 주민들은 이를 거부하고 오히려 우리 교회를 칭찬하기 시작했다. 정교회의 연판장 사건을 통해 청년들의 한 주간 사역과 장년 선교팀의 집중포화(?)는 현지인의 마음속에 특별한 여운으로 남아 하나님께 감사했다. 그 후. 시장님과 유치원 원장을 비롯한 교사들은 우리의 친구가 되었고 교회 출석을 하기 시작했다
.
선교팀의 바른 신앙과 성실함 그리고 사랑에 감동되어 우리는 단기 선교의 유익과 필요성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단기 선교는 선교사에게 유익을 줄 뿐 아니라 그들을 보내는 교회에도 많은 유익을 준다. 특히 11년 전부터 준비 과정을 통해 신앙의 성숙과 세계 선교에 대한 바른 이해, 기도 모임에서 성령의 하나됨, 열방을 품는 예수님의 증인 그리고 충성스러운 청지기가 되어 빛과 소금이 되는 것 등을 생각할 수 있다.있다. 이를 위해 교회의 아낌없는 지원과 헌신자들이 계속 일어나서 선교는 주님 오실 때까지 계속되어야 한다.

단기 선교는 교회가 반드시 실천해야 할 현재적 과제이다. 교회 없이 선교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선교는 교회가 합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역사 속에서 교회 선교가 부진할 때, 교회 밖에서 선교를 시도하기도 했다. 랄프 윈터(Ralph D. Winter) 박사는 교회 중심의 제도권적 선교를 모달리티(Modality), 교회 밖 선교회 중심의 선교를 소달리티(Sodality)라는 선교의 두 조직체를 강조했다. 현대 선교는 두 조직체의 조화 속에 새로운 선교 모델을 요구하고 있다.

감사하게도 이곳 한인 선교사들은 하나님의 구속 사역을 위해 ‘우크라이나 복음화’라는 넓은 관점에서 모,소달리티의 조화 속에 선교하고 있다.
 
선교 사역 26년 동안 수많은 단기 선교팀 등이 어렵게 와서 고생하고 도움을 주고 떠났다. 선교사가 감사한 마음으로 매일 그들을 축복하고 기도하는 한, 그들도 섬기는 교회에서 계속 우크라이나를 기억하고 기도할 줄 믿는다.

지금까지 단기 선교를 많이 보낸 파송 교회인 왕성교회 앞에 감사드린다. 또한 독일 사랑의 교회, 성석교회, 미국 스탁톤 반석교회, 여디디야 형제 교회들, 순회 선교단과 국내외 여러 협력 교회들 그리고 113명을 보내준 서울 광염교회 앞에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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