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선교

사람 사람 사람

관리자 0 3,897 2018.02.20 01:06
25년전 한글학교에서 우리 부부를 처음 만나 오늘까지 현지 동역자로 사역 중인 MJ 전도사님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녀의 첫인상은 아담한 키에 고려인 답지 않게 눈은 컸고 뚜렷한 쌍꺼풀에 부잣집 맏 며느릿감 같았다.

대학 1학년이었던 MJ는 고려인 외할머니의 강요로 우리가 개설한 ‘심페로폴 한글학교’에 나와 한글을 배웠다. 대학에서 이란어를 전공하는 중에 또 다른 외국어인 한국어를 배우는 일은 그녀에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는 항상 재미있게 공부했고 과제도 꼭 해 오는 모범생이었다.

한글 학교를 통해 그녀가 주일 예배에 참석했다. ‘이 시간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구세주로 영접하기를 원하는 분은 오른손을 드세요.’라는 선교사의 제안에 놀랍게도 그녀는 손을 번쩍 들었다. 강대상 앞으로 나와 기도를 받을 때 눈물까지 흘렸다. 교회에 첫발을 딛고 눈물을 흘린 그녀는 성령님의 감동을 받은 복 있는 사람이었다.
 
선교 초기에 우리가 첫 안식년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그녀의 믿음과 성장이 남달랐기 때문에 가능했다. 안식년을 몇 개월 앞두고 그녀와 주제별 성경 공부를 마치고 청년부 리더로 임명했다. 안식년 후 청년들이 더 많이 모였던 것도 그녀의 수고였고 하나님의 은혜였다.

그 후 그녀는 신학을 마치고 교회를 담임하는 독신 여성 사역자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MJ 전도사님의 어머니와 나(윤상수선교사)와 동갑이라 나는 그녀를 딸처럼 생각한다.

몇 년 전부터 그녀의 건강에 문제가 발생했다. 선천성. 심장 기형으로 혈압과 부정맥으로 지난 수년간 고생을 많이 했다. 보험 제도가 없는 현지 상황에서 6개월마다 투석하여 선교사로서 경제적 부담이 컸다. 그러나 후원교회와 개인 후원자들을 통해 33년 동안 투석을 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우리와 성도들은 그녀의 건강 회복을 위해 합심 기도하기 시작했다. 본인의 사생결단하는 기도와 성도들의 중보로 심장의 구멍 2개가 채워지는 기적을 체험했다. 그 후 담임 전도사로서 주일 학교 사역과 교회 건축까지 하였다.

그러나 최근에 부정맥과 고혈압 문제로 여러 번 응급실로 실려 간 적이 있었다. 의사의 계속된 권면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집에서 쉴 것을 강조했지만 사역의 분주함은 계속 되었다. 이러다가 딸 같은 사역자가 나보다 먼저 소천할 수 있다는 생각과 핍박자들이 이런 일로 비방할 것을 생각하니 잠이 오지 않았다.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받았도다”(사 53:4,5)의 말씀은 예수님은 치유자이며 믿는 자는 질병에서 해방된다는 기쁜 소식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죄와 질병과 저주의 본질이 십자가를 통해 해결되었음을 선포하고, 이제 질고의 현상을 제거하기 위해 기도와 함께 다양한 의술을 활용하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독신으로 헌신한 그녀의 회복을 위해 약 처방만 하는 서양 의학에서 동양의학으로 전환하여 치료받기를 제안했다.
우리는 MJ 전도사님을 한의사가 있는 곳까지 이송하기로 했으나, 발로쟈 목사님이 갑작스러운 장례가 생겨  운전할 수 없었다. 할수없이 내가 MJ가 있는 곳까지 운전을 하여 갔다.

우크라이나 남쪽 국경에서 만나 서쪽 국경의 한의사가 있는 곳까지 거리는 약 1,300킬로미터, 그리고 키예프에서 만나러 가는 길800길 800킬로미터,, 모두 2,100킬로미터를 혼자 운전해야만 했다.

새벽녘에 각각 출발하여 오후 늦게 남쪽 국경에서 만났다. 우리는 우크라이나 대평원을 가로지르는 장거리 운전 중에 많은 대화를 주고 받았다. 크림 반도가 러시아와 합병된 이후 지난 33년 동안 만날 수 없었기에 할 말이 많았다. 새벽이슬 같았던 13명의 청년들이 단합하여 모두 교회를 떠났을 때 MJ만 혼자 남아 선교사를 도왔던 지난 이야기, 한글 학교를 수료하고 선교사의 설교를 어설프게 통역했던 일, 여성 사역자로 안수 받았던 영광스러웠던 그날 그리고 교회 건축 등 다양했던 사역을 기억하며 담소를 나누었다.그녀는42년 인생에서 21년을 선교사와 함께 사역한 것이 기쁘며 치료의 기회를 주어 감사하다고 했다. 나도 MJ의 헌신과 수고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승과 제자 간의 칭찬과 감사의 대화를 조용히 듣고 있던 알비나 전도사님도 대화에 끼어들었다. 간호를 위해 동행한 그녀는 찬양 인도와 청년부를 지도하는 MJ의 제자이다. 알비나 전도사님도 질세라 오늘 새벽 크림 반도에서 국경까지 환자를 태워다 준 형제가 바로 자기 제자라고 자랑했다.
 
운전 중 대화에서 사도 바울이 강조했던 선교의 영적 4 세대가 생각났다. 사도 바울은 디모데에게 “또 네가 많은 증인 앞에서 내게 들은 바를 충성된 사람들에게 부탁하라 그들이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으리라”(딤후2:2)라고 했다. 즉, 영적 4세대가 이루어질 때 복음이 진보된다는 사도 바울의 확신이 우리를 감동시켰다. 이제 크림 반도의 선교는 사역 이양과 지도력 이양 이후 영적 4세대가 이루어져 가고 있다. 이를 위하여 그동안 기도와 재정으로 후원했던 성도들과 교회들 앞에 감사드리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한의사 최 집사님의 정성 어린 보살핌으로 MJ 전도사님의 건강은 많이 회복되었고, 매일 산책으로 건강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 주님께 감사드린다. 이제 하나님의 치유하심으로 맥박이 정상에 가까워 혈압 강하제를 복용하지 않는다고 간증하였다.

찰스 크래프트(Charles H. Kraft) 박사는 수신자 중심의 문화적 번역이라는 ‘역동적 등가 원리’에서 현지인 리더십을 찾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수신자 문화 속에서 자라고 성장한 MJ 전도사님을 비롯한 현지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 선교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사람, 사람, 사람!’들이다.

‘여호와 라파’의 하나님이 MJ 전도사님에게 늘 함께 하길 소원한다. 이제 하나님의 은혜로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어 선교사가 못 이룬 크림 반도의 비전을 그녀와 현지 지도자들 그리고 교회를 통해 이루어 지길 소망하며 기도한다. (2017.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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